여성이라면 초경 후 폐경까지 약 40여 년간 한 달에 한 번 만나야 하는 필수품 ‘생리대’에 대한 유해논란이 올해 역시 뜨겁다. 지난 5월 한 유명 수입생리대의 접착제 성분 ‘거짓 광고’로 시작되어 지난 2일 이용호 의원이 발표한 발암물질·생식독성물질 검출 결과까지 더해졌다.
물론 이 ‘생리대 유해성’이라는 해묵은 논란의 결과는 이미 정해져 있다. 의약외품인 이를 관리하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에서 ‘유해하지 않다’는 입장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018년 12월 식약처는 ‘생리대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저감화 요령 가이드라인(이하 ’가이드라인‘)’을 통해 ‘생리대의 발암물질(휘발성유기화합물, VOCs)에 대해 최대 검출량을 기준으로 해도 인체에 유해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 낮은 수준으로 확인되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여전히 ‘소비자’는 불안하기만 하다. 이 유해한 영향을 미치지 않은 낮은 수준이라는 것이 ‘유해성 논란’의 종지부를 찍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이 소비자들의 의견이다.
이용호 의원 역시 지난 2일 ‘해외직구 여성 생리대 발암물질·생식독성물질 검출률 100%!’를 발표하고 “식품의약품안전처가 2017년 9월 생리대 위해성 평가 발표 당시 최악의 시나리오에서도 안전하다고 강조한 바 있고, 지난해 12월 생리용품 품질점검 결과 발표에서도 다이옥신류 위해평가 결과 인체에 위해한 수준은 아니라고 발표했지만 과연 믿고 사용해도 되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물론 더 안전한 생리대를 향한 식약처와 시장의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 당시 가이드라인은 ‘생리대 사업자 정례협의체의 제조업체는 발암물질은 접착제 등의 원자재를 줄여나가면서 소비자 사용과정에서도 품질이 유지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이러한 계획은 현실이 되고 있다. 반복되는 논란 후 다시 ‘유해성’에 대한 걱정으로 안전한 생리대를 찾아나서는 소비자를 위해 기술력을 더해가고 있는 것이다.
생리대 ‘소중한날엔’을 제조하는 ㈜마린네트웍스는 국내 최초로 여성 생식기와 바로 닿는 탑시트 내 접착제를 없앴다. 대신 초음파를 진동에너지로 증폭시켜 발생된 진동에너지를 시트에 가압, 마찰을 발생시켜 그 마찰열로 열융착을 해 가공하는 일명 ‘초음파융착방식’을 적용했다. 마스크 제조시 사용되는 공법이다.
소중한날엔 관계자는 “기존 접착 방식 대신 마스크에 쓰이는 ‘초음파융착방식’을 적용해 안전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가이드라인에서도 ‘각 층간 소재 고정시 접착제를 사용하기 보다는 열접합(Heat sealing)이나 보건용마스크 제조시 많이 사용되는 초음파본딩결합(Ultrasonic Bonding)으로 변경하는 경우 (발암물질 발생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나와 있다.
소중한날엔 관계자는 “여러 차례 유해성 논란으로 ‘유기농’, ‘순면’ 등의 자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소비자가 늘었지만 여전히 보이는 않는 부분에 대한 안전성은 잘 확인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며 “직접 닿는 탑시트의 재질도 중요하지만 그 시트들을 어떻게 결합하는지 등 보이지 않는 부분에 대한 안전성에 대한 관심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생리혈이 나와 고온다습한 환경이 될 가능성이 있어 탑시트 내의 성분도 관심있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생리대 내의 ‘접착제’는 팬티와 접합하는 부분에만 사용되지 않는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겹겹이 쌓여 있는 시트들을 겹치는 과정에서 ‘접착제’가 사용된다. 그 만큼 중요한 성분인데, 지난 5월 약사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의약외품 수입 판매사 역시 접착제 성분을 허위로 품목신고한 후 거짓 광고한 혐의를 받았다.
해당 수입생리대는 접착제로 ‘초산전분’을 사용한다고 기재했으나 실제로는 ‘스티렌 블록공중합체’를 사용하고 있었다. ‘스티렌 블록공중합체’는 생리대의 원료로, 일반적인 생리대 제조시 접착제로 사용되는 성분이다. 소비자가 오인하도록 ‘화학성분을 배제했다’고 광고하고 정작 제품에는 해당 자재를 사용한 것이다.
스포츠서울 김수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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